상호성의 법칙
오늘은 "상호성의 법칙"에 대해 말해 보고자 한다.
"상호성의 법칙"의 의미를 간단하게 풀어본다면
무언가를 받게 되면 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구속된다. 라는 게 요점인 듯하다.
만일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것을 주려 한다고 치자
그럼 나의 마음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크게 필요 한 것이 아니라면 나중에 돌려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에 애초에 받기가 꺼려지거나, 필요한 것이라면 감사하게 받고 더 큰 것으로 갚으려는 마음가짐을 가질 것이다.
어쨌든 돌려주려 한다는 의무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만일 그 상대가 전혀 사심 없이 하는 행동이라면 더더욱 그 의무감은 커질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내 동생에게 100만원을 빌리려 했는데 동생은 이를 부담스러워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그 금액을 낮춰
일단 10만원이라도 빌려달라고 했다. 동생은 처음 부탁받았던 100만원보다는 훨씬 덜 부담스러운 금액인 10만원에는
그나마 흔쾌히 수락하며 10만원을 빌려주었다.
얼핏 위의 이야기에서는 주고받은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첫 제안에서 한발 '양보'하여 두 번째 제안에서는 그 부담을 많이 줄여 주었다. 동생은 이 '양보'를 인지하는 순간 이 정도면 나도 양보해야 하지 않겠나 라는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상호성의 법칙"과 "대조 법칙"이 얼버무려져 있다.
처음 제안한 금액보다 두 번째의 제안한 금액이 비교적 많이 적었고 이것은 심리적으로 더 작게 느껴졌을 것이다.
애초에 1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다면 비교 대상이 없던 10만원도 부담이라면 부담되었을 것이다.
일상에 있을 법한 일을 예로 들었지만 소비 활동에서는 이런 일이 다반사이다. 기업들은 이미 이런 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우리들의 주머니를 열어왔다. 공부할수록 느끼는 점이지만 정말로 사람은 알아야 한다... 어떤 유명한 마케터가 한 말을 근래에 지나가듯 보았는데 "무려 95%의 사람들은 자기 의지로 물건을 사지 않는다"라고 하더라.
책에서 소개한 예를 하나 가져와 보면
미국의 어느 기부금 모금 단체가 있었다. 그들은 일반적인 방법으로 길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기부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생각만큼 모금하지 못하였고 곧 재정난에 봉착하게 되었다. 이후 그들이 생각해낸 아이디어는
행인들에게 먼저 '이 꽃은 당신에게 드리는 저희의 선물입니다.'라며 꽃을 건넸다. 그러고 나서 기부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결과는 아주 좋았고 그들은 영향력이 커다란 단체로 급성장하게 되었다.
이처럼 먼저 꽃을 건네받은 행인들은 그들의 부탁을 거부하기가 힘들어졌다.
흔히 기업들이 우리에게 자주 쓰는 방법은 무료 샘플, 무료 시식, 무료 체험 등이 있겠다.
아무리 흔한 방법이라고는 해도 한번 걸려들면 돌려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다.
마트에서 장 보다가 시식 한 번 하고 열심히 설명하는 아주머니를 그냥 못 지나치겠더라.
웃긴 건 이렇게 마지못해 구입하게 되는 물품들이 생각 외로 만족도 역시 높다는 점이다. 이것은 뒤에 얘기할
"개입" 과 "일관성의 법칙"에도 관련이 있는 이야기이지만 일단 여기에서는 넘어가기로 하겠다.
우리가 이런 의도적인 상호성의 법칙에서 벗어나려면 책에서는 "재조명" 이 필요하다고 한다.
스스로가 상호성의 법칙을 확인하는 순간 그 상황을 재조명하여 이것이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인가, 가격은 합당한가 등
다시 한번 상기하고 생각해보면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면 상호성의 법칙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단원을 읽어 내려가면서 느꼈던 부분이 있었다.
"이래서 GIVER가 결국엔 성공할 수밖에 없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었다.
이 생각의 끝에 아... 그럼 나도 여기저기 씨 뿌리듯 막 베풀고 다닌다면... 라고 생각을 잠시 했다가
의도가 담겨있는 베풂은 아무 의미 없을 거라는 생각에 미치고 말았다.
여기서 GIVER이란 "GIVE&TAKE"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을 빗대어 말한 것이다.
간단하게 GIVER는 이타적인 사람, TAKER는 이기적인 사람, MATCHER는 받는 만큼만 주는 사람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데
책에서는 GIVER, TAKER, MATCHER 중 누가 가장 성공하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결론은 GIVER 다 크게 성공하는 사람 중에는 많다고 한다.
나도 예전부터 근래에 이르기까지 이 상호성의 법칙으로 인한 불편함을 자주 겪고 살아가는 것 같다.
친구에게 밥이라도 한번 얻어먹으면 꼭 다음엔 사야겠다는 마음이 앞서게 되고, 행여나 어쩌다 보니 연달아 얻어먹는 날에는 마음이 참 불편하게 된다. 그리고 어려운 시기에 받았던 호의나 도움은 훨씬 더 커다란 가치로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는 것 같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런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는 왠지 계속 줘도 아깝지 않고 또 다 갚은 것 같지 않은 느낌이 계속 맴돌게 된다. 이러니 이 베풂이라는 무기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사람 마음에 빚을 지우게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예전부터 내가 아내에게 하는 말이 있다. 누군가를 도울 기회가 있으면 어지간하면 도우라는 것이다. 베풂도 기회가 될 때나 하는 것이지 아무 때나 한다고 고마워하질 않으니 말이다.
어쨌든 이렇게 사람들의 행위를 관찰하며 연구해낸 결과들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 점은
우주의 법칙에도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결국 표현만 다들뿐 진리는 어디서나 통용된다.
그리고 진리는 늘 내 눈앞에 존재하는데 그것이 너무 흔해 보여서 우리는 그것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이만 마치며 오늘도 허용하고 내려놓는 삶 안에서 살 수 있어 무한히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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